문영 9년(1272년) 2월 11일
니치렌 51세
사이렌보(最蓮房)에게 보낸 편지
니치렌이 이를 적음
보내 주신 편지, 상세히 잘 읽었습니다.
원래 우리가 태어나서는 죽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이 ‘생사(生死)’라는 가장 중대한 문제를 관통하는 혈맥(血脈)이란, 바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経)’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석가불(釈迦仏)과 다보불(多宝仏)이라는 두 부처가 보탑 안에서 지용(地涌)의 보살(菩薩)의 리더인 상행보살(上行菩薩)에게 위탁한 이래, 이 ‘묘법연화경의 다섯 글자’는 아득한 구원의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단 한순간도 떨어지는 일 없이 면면히 이어져 온 혈맥이기 때문입니다.
‘묘(妙)’란 사(死)를 말하며, ‘법(法)’이란 생(生)을 말합니다. 이 ‘생(生)’과 ‘사(死)’라는 두 가지 법(法)이야말로 십계(十界, 지옥계에서 불계까지)를 갖춘 우리 생명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또한 이것을 가리켜 ‘당체연화(当体蓮華, 생명 그 자체가 연화임)’라고도 합니다. 천태대사(天台大師)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의보(依報, 환경)와 정보(正報, 주체)의 인과(因果)는 모두 이 연화(蓮華)의 법(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정(依正, 환경과 주체)’이란 ‘생사(生死)’를 말합니다. 생사(生死)가 있는 이상, 그 인과(因果) 또한 연화(蓮華)의 법(法)임은 분명합니다. 전교대사(伝教大師)는 “생사(生死)라는 두 가지 법(法)은 일심(一心)의 불가사의한 작용인 묘용(妙用)이며, 유(有, 생)와 무(無, 사)라는 두 가지 길은 본래 갖추어진 깨달음의 참된 덕인 진덕(真徳)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늘과 땅, 음(陰)과 양(陽), 해와 달과 다섯 별들, 그리고 지옥계(地獄界)에서 불계(仏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생사(生死)’라는 두 가지 법(法)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생사(生死)도 그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経)의 생사(生死)’ 그 자체인 것입니다. 천태대사(天台大師)는 『마하지관(摩訶止観)』에서 “기(起)란 법성(法性)이 나타나는 것이며, 멸(滅)이란 법성(法性)이 본래의 고요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설했습니다. 석가불(釈迦仏)과 다보불(多宝仏)이라는 두 부처 또한 이 생(生)과 사(死)라는 두 가지 법(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원(久遠)의 옛날에 성불하신 ‘석존(釈尊, 부처)’과, 모든 사람을 성불로 이끄는 ‘법화경(法華経, 법)’과, 그리고 우리 ‘중생(衆生, 실천자)’ 이 셋은 전혀 차별(差別)이 없다고 깨닫고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経)라고 부르는 것을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血脈)이라고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오직 니치렌의 제자와 단나(檀那)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간요(肝要, 극의)입니다. 법화경을 수지(受持)한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합니다.
결국, “자신의 임종(臨終)은 지금 이 순간에 있다”라고 각오를 하고, 강성(強盛)한 신심(信心)을 일으켜서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経)라고 부르는 사람에 대해, 법화경에는 “이 사람이 수명을 다할 때에는 천(千)의 부처가 손을 내밀어, 결코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악도(悪道)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킬 것이다”라고 설해져 있습니다.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일불(一仏)이나 이불(二仏)의 부처가 아닙니다. 백불(百仏)이나 이백불(二百仏)의 부처도 아닙니다. 천이나 되는 부처가 마중 나와 그 손을 잡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기뻐서 환희의 눈물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법화경을 믿지 않는 자는 “그 사람은 수명을 다해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설해져 있으므로, 반드시 지옥의 옥졸(獄卒)이 마중 나와 그 손을 잡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참으로 한심하고 탄식할 노릇입니다. 십왕(十王)은 그 죄를 심판하고, 사람의 일생을 기록하는 구생신(倶生神)은 엄히 책망할 것입니다. 지금 니치렌의 제자와 단나들 중에서 남묘호렌게쿄라고 끝까지 부르는 사람들을, 천의 부처가 손을 내밀어 지켜 주시는 모습은, 비유하자면 오이나 박 덩굴이 손을 뻗는 것과 같다고,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과거세(過去世)에 법화경(法華経)과 깊은 인연(因縁)을 맺어 왔기에, 지금 이 세상에서 이 법화경을 수지(受持)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未来)에 반드시 부처의 깨달음을 성취(成就)할 수 있음은 절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과거의 생사(生死), 현재의 생사, 미래의 생사라는 삼세(三世)의 생사의 유전(流転) 속에서, 법화경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는 것을 ‘법화(法華)의 혈맥상승(血脈相承)’이라고 합니다. 법화경을 비방(誹謗)하고 믿지 않는 자는 “즉 일체 세간(世間)의 불종(仏種, 부처의 종자)을 끊을 것이다”라고 설해진 대로, 부처가 될 종자(種子)를 스스로 끊어 버리기 때문에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血脈)은 없는 것입니다.
요컨대, 니치렌의 제자와 단나들이 자타(自他)·피차(彼此)라는 차별(差別)의 마음을 갖지 않고, 수어(水魚, 물과 물고기)와 같이 깊이 결합된 마음으로, 이체동심(異体同心, 몸은 달라도 마음을 하나로 함)이 되어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経)라고 부르는, 바로 그 모습 속에야말로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血脈)’이 흐르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니치렌이 널리 펼치고 있는 가르침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 점에 있습니다. 만약 이 길을 나아 간다면 대원(大願)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니치렌의 제자 중에 몸은 같은 곳에 있어도 마음이 멀어진 자가 있다면, 그것은 비유하자면 성(城)을 지켜야 할 자가 성안에서 성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일본국(日本国)의 모든 사람에게 법화경(法華経)을 믿게 하여, 부처가 되는 혈맥(血脈)을 계승(継承)하게 하려 한 결과, 도리어 니치렌(日蓮)에게 많은 난(難)을 겪게 하고, 급기야 이 섬(사도, 佐渡)까지 유죄(流罪, 유배)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귀하(사이렌보)는 니치렌(日蓮)을 따르고 또 난(難)을 겪고 계시니, 그 괴로움이 가슴에 사무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금(金)은 대화(大火, 큰 불)를 만나도 타서 없어지지 않고, 대수(大水, 큰 물)를 만나도 떠내려가 썩지 않습니다. 그러나 철(鉄, 쇠)은 불에도 물에도 견디지 못합니다. 현인(賢人)은 금(金)과 같고, 우인(愚人)은 철(鉄)과 같습니다. 당신은 그야말로 진금(真金, 진정한 금)이 아닙니까? 그것은 법화경(法華経)이라고 하는 ‘금(金)’을 수지(受持)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법화경에는 “많은 산 중에서 수미산(須弥山)이 제일(第一)인 것처럼, 이 법화경도 또한 제일(第一)이다”라고 설해져 있습니다. 또한 “(법화경을 수지하는 자는) 불도 태우지 못하고, 물도 떠내려 보내지 못한다”라고 설해져 있습니다.
과거세(過去世)로부터의 깊은 인연(因縁)으로, 당신은 이렇게 니치렌(日蓮)의 제자(弟子)가 되신 것일까요? 그것은 석가불(釈迦仏)과 다보불(多宝仏)이야말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법화경(法華経)에 “(제자는) 이르는 곳마다 모든 부처의 국토(国土)에서, 항상 스승(師匠)과 함께 태어난다”라고 설해져 있는 이 경문(経文)은, 결코 거짓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이번의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상승(血脈相承)’에 대한 귀하의 질문은, 지금까지의 시대에는 전례(前例)가 없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존귀(尊貴)한 물음입니다. 참으로 존귀하고, 존귀한 일입니다. 이 편지 속에 상세(詳細)히 다 적었습니다. 부디 마음에 깊이 새겨 두십시오. 오로지,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経)야말로, 석가불(釈迦仏)·다보불(多宝仏)로부터 상행보살(上行菩薩)에게로 계승(継承)되어 온 혈맥상승(血脈相承)의 정체(正体)이다”라고 믿고, 수행(修行)에 힘써 나가십시오.
불은, 물건을 태우고 주위를 비추는 것으로서 그 작용(作用)을 합니다. 물은, 더러움을 씻어 맑게 하는 것으로서 그 작용(作用)을 합니다. 바람은, 티끌과 먼지를 불어 없애는 것으로서 작용(作用)을 하고, 또 사람이나 동물, 초목의 혼(魂, 호흡)이 되는 것으로서 그 작용(作用)을 합니다. 대지는, 초목을 낳고 기르는 것으로서 그 작용(作用)을 합니다. 하늘은, 만물(万物)을 윤택하게 하는 것으로서 그 작용(作用)을 합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経)의 오자(五字)의 작용(作用)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본화(本化)의 지용(地涌)의 보살(菩薩)이 초래하는 이익(利益, 공덕)인 것입니다. “상행보살(上行菩薩)이 말법(末法)의 지금 시대에 이 법문(法門)을 펼치기 위해 출현(出現)하실 것임에 틀림없다”라고 경문(経文)에는 설해져 있습니다만, 자, 현실(現実)은 어떠합니까. 상행보살(上行菩薩)이 출현(出現)하신 것일까요, 아니면 출현(出現)하지 않으신 것일까요. 어느 쪽이든, 니치렌(日蓮)이, 그 누구보다도 앞서, 거의 이 묘법(妙法)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단단히 마음을 굳히고, 각오(覚悟)를 하고, 강성(強盛)히 큰 신심(信心)의 힘을 일으켜서,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経)를 끝까지 부르고, 망설임 없이 성불(成仏)의 경애(境涯)로 임종(臨終)을 맞이하고 싶다”라고 기원해 가십시오.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血脈)은, 이 강성(強盛)한 신심(信心) 이외에 결코 구해서는 안 됩니다. 번뇌(煩悩)가 그대로 깨달음이 되고(번뇌즉보리), 삶과 죽음이 그대로 열반(涅槃)이 된다(생사즉열반)는 의미는, 바로 이것을 말합니다. 만약, 신심(信心)의 혈맥(血脈)이 없다면, 겉모습만 법화경(法華経)을 수지(受持)하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이익(利益, 공덕)도 없습니다. 자세한 것은, 또 거듭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가 말씀드립니다.
문영(文永) 9년(1272년) 2월 11일
니치렌(日蓮) [화압(花押)]
사이렌보(最蓮房) 상인(上人)에게 보내는 답장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생사일대사혈맥초 현대어역+강의’입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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